그 마을에는 여름이 찾아와있다. 인형을 조종하는 한 청년. 그 주위에는 어린 아이 둘뿐. 관객의 흥미를 끌기엔, 청년의 재주는 너무 지루했다. 어린 아이들은 흥미를 잃고,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. 청년은 떠돌이. 그의 길동무는 둘. 손을 대지 않고도 걷는, 낡아빠진 인형. "힘"을 가진 자에게 부과된, 아득히 먼 약속. 그런 그에게, 말을 걸는 한 소녀. 사람을 잘 따르고, 순진하게 웃는. 그녀와의 만남을 계기로, 이 땅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. 여름의 정경에 싸여 부드럽게 흐르는 날들. 햇빛 속에서 반복되는, 소녀들과의 만남. 여름은 어디까지나 이어진다. 푸르게 펼쳐진 하늘 아래서. 그녀가 기다리는, 그 대기 아래서.